세븐브로이
 

77년 만에 탄생한 국내 3번째 맥주업체 '세븐브로이' 김강삼 대표

77년 만에 탄생한 국내 맥주업체, 세븐브로이


김강삼 대표 "경쟁상대는 하이트ㆍ진로 아닌 수입맥주"

2012년 10월 서울 이태원의 한 주점. 김강삼 세븐브로이 대표(사진)와 직원들이 캔맥주를 손에 든 외국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한 캔을 순식간에 비운 외국인들의 입에서 "고향의 맛"이란 반응이 나오자 김 대표와 직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이트와 오비맥주에 이은 세 번째 국내 맥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세븐브로이는 국내 맥주업계 최초의 중소형 업체다. 동양맥주(오비맥주 전신)와 조선맥주(하이트진로)가 1933년 맥주 제조 면허를 취득한지 77년 만인 2011년 10월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받았다.

하이트와 오비로 양분돼 있는 국내 맥주업계에서 '첫 번째 맥주 중소업체' '첫 에일맥주 제조업체' 등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만든 김 대표는 술과 인연이 없는 인물이었다.

"체질적으로 술을 잘 못 마십니다. 원래 처음 시작했던 일도 외식사업이었죠. 서울역 맥주광장 사업에 참여했던 두산이 오비맥주 지분을 매각하며 당시 '카리브' 레스토랑를 운영하던 저에게 인수를 제안했죠. 그 제안을 받아들여 하우스 맥주집을 낸 것이 맥주와의 첫 인연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먼저 맥주 전문가인 브루마스터 양성했다. 2002년 독일의 맥주 전문가와 제조 기계를 들여와 직원들을 교육시켰다. 5~6명의 직원들이 '더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말했을 때 본격적인 맥주 개발에 착수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물'이었다.

"같은 맥아와 홉으로 만들어도 물에 따라 맛의 차이가 컸어요. 직원들과 전국을 누빈 끝에 사스, 구제역에도 안전한 청정지역인 강원도 횡성을 찾았죠. 해발 300m에서 퍼오는 횡성의 청정 암반수로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문을 연 세븐브로이의 첫 번째 횡성 공장은 1542m² 규모로 하루 5000~1만ℓ의 '에일'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그가 국내 맥주시장의 주류 제품인 '라거'가 아닌 '에일'을 택한 이유는 맛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양한 맥주가 없다는 말이죠. 하이트, 오비의 라거맥주가 아닌 에일 맥주로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에일 맥주는 홉과 맥아가 라거 맥주보다 20% 더 많이 들어간다. 씁쓸한 맛이 강하고 붉은 빛이 난다. 알코올 농도도 라거 맥주보다 높은 5.5%다. 대표적인 에일 맥주는 '기네스'다.

김 대표가 경쟁 상대로 지목한 것도 하이트와 오비맥주가 아닌 '수입 맥주'였다. 수입맥주 시장이 2000억 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맥주가 갖지 못한 신선함으로 아사히, 기네스 등 프리미엄 맥주와 경쟁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말 홈플러스에서 점포당 하루 평균 6.8캔이 팔려 프리미엄 수입맥주 1위인 하이네캔(4캔)을 제치기도 했다.

올해는 유통망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월부터 홈플러스에 이은 대형마트 및 편의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며 "올 상반기 판로를 지속적으로 확대한 후 에일 맥주의 본고장인 영미지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goo.gl/HibyS6

“우리 경쟁 상대는 OB?하이트가 아닌 프리미엄 수입 맥주”

‘세븐브로이’의 김강삼(55) 대표는 “이제 막 맥주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발 주자지만 품질과 맛에서만큼은 국내외 어떤 유명 맥주와 경쟁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세븐브로이는 한국의 세 번째 맥주제조 기업이자, 1948년 건국 이후 최초로 한국 정부가 맥주 제조를 허가해 준 ‘맥주제조 일반 면허 1호’ 기업이다.(OB맥주와 하이트맥주는 1933년 일제 강점기 때 일본 맥주 업체들이 한반도에 만든 기업이다.)

한국 맥주 제조?판매 시장은 미국계 자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지배하는 ‘OB맥주’(옛 동양맥주)와 주류 재벌 하이트진로가 운영하는 ‘하이트맥주’(옛 조선맥주)에 의해 양분돼 왔다. 이런 과점 체제상황에서 2011년 10월 세븐브로이가 국세청으로부터 ‘맥주제조 일반 면허’를 획득하며 세 번째 맥주 제조?판매 기업이 됐다.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생맥주를 생산해 전국의 맥주 전문점과 바(Bar)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는 가정용 캔맥주도 생산, 대형할인점 홈플러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서울에서 두 시간여 거리인 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해발 300여m 산속에 자리 잡고 있는 ‘세븐브로이’를 찾아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와 마주 앉은 테이블 위에는 붉은 감색빛 맥주에 크림보다 진한 아이보리색의 단단한 거품이 얹어진 세븐브로이맥주가 놓였다. 톡 쏘는 탄산 맛이 강한 ‘라거(Lager) 맥주’와는 달리 쓰고 쌉쌀한 첫맛 뒤로 목넘김 후 전해지는 부드러운 꽃향기와 달달한 끝맛이 입맛을 자극했다. 영국과 미국에서나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에일(Ale) 맥주’의 맛을, 강원도 횡성 한 산속에서 그대로 느꼈다.

세븐브로이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에일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 기업이다. 김 대표는 “OB맥주와 하이트맥주, 두 대형 맥주회사에서 이제껏 에일 맥주를 만든 적이 없다”며 “한국에서 에일 맥주를 맛보려면 외국산 맥주를 사거나, 에일 맥주를 직접 빚어 파는 소수의 전문 하우스 맥주 집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국내 맥주시장은 라거 맥주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도 안 되는 시장 역시 국내외 맥주 기업이 생산한 흑맥주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선 에일 맥주가 생소하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한국의 라거 맥주만큼이나 일반화된 맥주”라고 에일 맥주를 설명했다.

“라거 맥주는 10℃의 저온에서 효모를 발효시켜 가라앉은 효모를 맥주 제조에 사용하는 ‘하면발효 공법’으로 만듭니다. 탄산을 많이 넣어 톡 쏘는 청량한 맛과 금색빛을 띠는 게 특징이지요. 알코올 농도가 4~5% 내외로 가벼운 느낌입니다. 반면 에일 맥주는 상온에서 효모를 발효시켜 위로 떠오른 효모만 맥주 제조에 사용하는 ‘상면발효 공법’으로 만듭니다. 탄산을 아주 조금만 사용하고 대신 맥주 주재료인 홉과 맥아를 라거 맥주보다 20% 이상 더 넣습니다. 크림처럼 단단한 거품의 부드러움과 홉 특유의 쌉싸름하면서 무겁고 진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알코올 농도가 5.5~7.5% 이상으로 라거 맥주보다 높습니다. 또 붉은빛을 띠는 색감까지 더해져 상당히 강렬한 느낌을 주지요.”

라거보다 20% 이상 진한 에일 맥주


김 대표는 “세븐브로이가 만들고 있는 에일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는 독일에서, 홉은 독일과 미국에서 생산된 최고 품질의 것만 선별해 쓰고 있다”고 했다. 그리곤 세븐브로이맥주가 품고 있는 품질과 맛이 비단 질 좋은 맥아와 홉을 재료로 만들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해발 300m의 강원도 횡성 산속에 맥주공장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경쟁 맥주사들 역시 홉이나 맥아는 품질 좋은 것을 수입해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맑고 신선한 물과 공기는 다릅니다. 이건 맥주를 만드는 곳의 자연이 얼마나 깨끗이 보전돼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이곳 강원도 횡성은 그 어디보다 맑고 신선한 물과 공기로 가득한 곳입니다. 전혀 오염되지 않았어요. 이런 물과 공기를 빚어 만든 맥주이니 맛과 품질 역시 최고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김 대표는 공장을 짓기 위해 4~5년 전부터 강원도 평창과 횡성 지역에서 ‘물 맑고 공기 좋다’는 100곳 이상을 찾아다녔다고 했다. 그렇게 발로 뛰며 찾은 곳에 지금의 공장을 세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 지하 830m에서 끌어 올린 암반수로만 맥주를 생산한다고 했다. 매일 생산하는 맥주 양이 5000~1만L다. 연간 120만kL 이상 생산하는 OB맥주나 하이트맥주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이제 막 설립해 생산능력과 자금력, 인지도 등에서 절대 열세에 있는 세븐브로이가 해외 거대자본이 경영하는 OB맥주, 또 재벌기업이 주인인 하이트맥주와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 맥주 재벌이 80년 가까이 공생하며 만들어 놓은 과점시장을 두고 경쟁해서는 세븐브로이의 생존이 쉽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선택한 돌파구가 있다. 매년 40~50%씩 성장하고 있지만 OB와 하이트맥주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외국산 맥주들에 점령당한 프리미엄 맥주시장 개척이다.

“한국 맥주시장 규모가 4조원을 넘습니다. 이 중 호가든, 하이네켄, 아사히 등 외국 맥주들이 점령한 프리미엄 맥주시장이 약 5%, 2000억원쯤 되는 규모이지요. 맥주 전문점이나 고급 바(Bar), 또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맥주시장은 OB나 하이트 맥주가 주도하는 중저가 일반 맥주시장과는 다릅니다. 라거 맥주뿐 아니라 에일 맥주, 흑맥주 등 질 좋은 다양한 맥주들이 살아남는 시장이지요. 이런 시장에서 미국과 영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희소성을 가진 에일 맥주는 좋은 아이템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세븐브로이가 성장하는 과정으로 몇 년간은 2000억원대 프리미엄 맥주시장을 두고 외국산 맥주들과 경쟁할 것임을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이태원, 강남, 홍익대 등 주요 상권에 공급되기 시작한 세븐브로이 생맥주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동안 외국 맥주만 취급하던 곳들에서 세븐브로이의 에일 맥주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10월부터 서울?경기지역 홈플러스 30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세븐브로이 ‘에일 캔맥주’가 한 달 만에 프리미엄 맥주 판매 1위로 올라섰다고 한다. 덕분에 내년에야 홈플러스 전 매장에 입점될 계획이던 세븐브로이 에일 캔맥주가 12월 셋째 주부터 홈플러스 전국 모든 매장에서 팔리게 됐다고 했다.

“유럽과 미국의 유명 맥주는 한국 소비자가 접하기까지 제조 이후 두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면에 저희는 제조에서 유통, 소비까지 10일 이내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요. 신선도와 품질, 맛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지요. 이런 점을 바탕으로 2000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맥주시장에서 외국산 맥주들을 대체할 수 있다면 한국 맥주산업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00억대 프리미엄 맥주시장 공략


김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맥주와 그리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던 인물은 아니다. 20대 때부터 외식사업을 했던 그가 맥주와 연을 맺은 건 2003년이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직전 제가 하던 외식업체 ‘카리브’와 두산그룹이 컨소시엄으로 인천공항 내 ‘카리브’라는 레스토랑을 공동 운영하게 됐습니다. 실적과 평이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KTX 개통 직전인 2년 후 두산 측에서 자신들이 운영할 계획이던 ‘KTX서울역 외식 공간을 카리브가 맡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그 제안을 받아들여 KTX서울역 안에 약 1980㎡(약 600평)의 외식사업 공간을 맡게 됐지요.”

그는 당시 평범한 레스토랑으로는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시장조사와 고민 끝에 유럽 정통 하우스맥주로 승부를 보자는 결론을 내렸고 2003년 ‘트레인스’라는 하우스맥주 전문점을 열었다. 이것이 맥주의 첫 인연이었다.

“이때 처음 하우스맥주 공급을 위한 소형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근데 공장에서 제대로 된 맥주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독일로 날아가 ‘브루마스터(Brew Master)’로 불리는 맥주제조 전문가를 수없이 만났고 그들 중 인연이 닿은 ‘매튜’라는 브루마스터를 한국으로 데려와 맥주 제조와 품질관리, 그리고 맥주 제조공장 직원들의 교육을 맡겼습니다.”

이후 그의 하우스맥주 사업이 성공을 거두며 서울 강서구 발산동에 두 번째 하우스맥주 전문점과 소형 맥주공장을 동시에 만들었다. 그렇게 하우스맥주 사업이 성장하며 든 생각이 바로 ‘제대로 된 맥주 제조회사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것이었다.

“크지는 않았지만 맥주 생산 설비와 기술자, 노하우가 확보된 상황이었지요. 마침 2010년 맥주시장 사업자 확대 차원에서 맥주 제조 시설의 규모를 제한하던 정부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이때다 싶어 횡성에 공장을 만들고 기술 인력을 충원해 국세청에 맥주제조 면허를 신청했던 겁니다.”

“5~6년 후 상장이 목표”


드디어 지난해 10월 김 대표가 이끄는 세븐브로이는 ‘맥주제조 일반면허 1호’라는 기록을 쓰며 국내 세 번째 맥주제조 기업이 됐다. 그는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했다. “어릴 때 가장 부러운 사람이자 가장 원망스러운 사람이 동네에서 제일 부자였던 김충환이라는 양조장 아저씨였어요. 그때 ‘세상에서 제일 부자는 양조장 사장’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그 아저씨가 부러웠지요. 근데 그 사장님과 어릴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가 아버지였어요. 아버지는 양조장 술이 자기 것이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술을 좋아했습니다. 아버지가 농사일은 안 하시고 매일 친구 집인 양조장에서 술을 드셨지요. 결국 어린 마음에 ‘술 때문에 어머니와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린 시절 제게 술은 증오의 대상이었지요.”

그리고 40년 후 그는 부러움과 미움의 대상이었던 술 만드는 기업을 직접 세워 경영하고 있다. “며칠 전이 아버지 기일이었는데 횡성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맥주를 제사상에 올려드렸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아마 가장 좋아하셨을 겁니다.”

김 대표는 지금은 후발 맥주이지만 3년 후쯤에 매출액 1000억원대 기업으로 키워 5~6년 후쯤에는 상장을 시키고 싶다는 목표를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맥주 최강국 독일에 즐비한 명품 맥주 기업들처럼, 세븐브로이 역시 세계 최고의 맥주를 만드는 명품 기업으로 만들어 가는 게 꿈이라고 했다.

http://goo.gl/PFkHO

요동치는 맥주시장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나

시장규모 4조원에 이르는 한국 맥주시장이 폭풍 전야를 맞고 있다. 2010년 정부가 시장 사업자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맥주 제조시설 규모 제한’ 규제를 완화했다. 이로 인해 80년 가까이 OB맥주(대표 장인수·시장점유율 50.5%)와 하이트맥주(회장 박문덕·시장점유율 49.5%) 두 회사가 양분해 온 한국 맥주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돼 왔다. 그리고 실제로 2011년 세 번째 맥주 기업 세븐브로이가 등장했고 올 10월부터 맥주 생산·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존 양대 업체의 경쟁도 치열하다. OB맥주는 하이트맥주가 지켜오던 시장 1위 자리를 지난해 빼앗았다. 특히 재계 5위(공기업 제외)이자 한국 최대의 음료·유통 기업을 보유한 롯데그룹(회장 신동빈)과 제주도(지사 우근민)까지 맥주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한국 맥주시장은 격변기에 접어들고 있다.

일본이 만든 OB와 하이트맥주


한국에 맥주가 처음 상륙한 것은 강화도조약(1897년) 때로 추정된다. 당시 부산 등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통해 일본산 맥주가 유통됐다. 이후 1910년대 기린과 삿포로 맥주 등 일본 기업이 한국에 사무소를 열며 맥주시장이 만들어졌다. 1933년 일본업체 ‘대일본맥주’가 생산기지 확보 명목으로 한국 최초의 맥주 기업 ‘조선맥주’를 세웠고, 몇 달 후 역시 일본 맥주회사인 기린맥주가 한국에 ‘쇼와기린맥주’를 세우며 본격적인 맥주 시대가 열린 것이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해 한반도에서 쫓겨나자 ‘조선맥주’와 ‘쇼와기린맥주’(1948년에 ‘동양맥주’로 이름을 바꿈)는 적산 업체가 돼 미국 군정청이 관리하다 1951년 민간에 불하됐다. 이후 1995년 ‘동양맥주’가 ‘OB맥주’로, 1998년엔 ‘조선맥주’가 ‘하이트맥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브랜드들이 일반인에 친숙하다. 두산그룹 계열사이던 OB맥주는 2001년 벨기에 맥주기업 인터브루로 팔렸다가 2009년 미국 사모펀드 자본인 KKR에 재매각돼 외국계 기업이 됐다. 결국 한국의 맥주시장은 1933년 등장한 일본의 두 맥주회사의 맥을 이어온 OB와 하이트 두 기업이 78년간 완벽한 과점시장을 만들어 공생해온 것이다.

현재 한국 맥주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태풍의 눈으로는 단연 롯데그룹이 꼽힌다. 롯데그룹은 올 1월 롯데칠성(대표 이재혁)을 앞세워 맥주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롯데에 맥주는 숙원 사업이다. 그룹 오너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회장의 ‘맥주기업을 갖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은 각종 규제로 인해 신규 맥주사업자로 단독 진출하기가 여의치 않자 2009년 M&A 매물로 나온 OB맥주 인수에 뛰어든 바 있다. KKR에 밀려 OB 인수에 실패했지만 2010년 시설 등 규제가 완화되자 2011년 바로 맥주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 맥주업계 관계자와 몇몇 시장 전문가들은 롯데가 진출해도 시장 진입과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존 업계 관계자들의 희망사항이라는 게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규모만 봐도 롯데칠성이 OB와 하이트맥주와 비교조차 안 될 만큼 압도적이다. 롯데칠성의 2011년 매출만 무려 2조872억원이 넘었다. 반면 OB맥주와 하이트맥주는 각각 1조735억원과 1조3737억원에 불과하다. 롯데칠성 단 한 기업이 두 맥주 기업 매출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할 만큼 롯데칠성의 시장 장악력이 압도적이다.

물론 맥주 업계 관계자들과 몇몇 시장 관계자들은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기존 시장 강자의 점유율을 뺏지 못하는 한 롯데의 맥주시장 확대가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한 맥주 업계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 “어떤 맥주 회사라도 시장점유율을 연 2% 이상 끌어올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맥주시장에서 점유율을 1% 끌어올리려면 마케팅에만 약 200억~300억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며 후발주자인 롯데가 맥주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안착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맥주업계 관계자들과 주류시장만 분석한 시장 관계자들의 희망사항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 롯데가 이미 한국 최대의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고, 또 소주사업과 일본산 수입맥주 유통사업을 하며 주류시장에서 롯데의 이미지를 완성해 놓았다는 점 때문이다.

‘OB·하이트 vs 롯데’ 누가 더 셀까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대형슈퍼마켓과 편의점까지, 전국 곳곳에 오히려 없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만큼 자신들만의 촘촘한 유통망을 갖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는 “롯데그룹의 유통망만 활용해도 선발주자인 OB나 하이트보다 더 탄탄한 판매처를 갖게 된다”며 “계열사들이 (맥주사업이) 그룹의 숙원사업인지 뻔히 아는데 어떤 상품에 더 신경을 쓸지는 이미 답이 나온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롯데는 이미 ‘처음처럼’ 등 소주 사업을 통해 탄탄한 영업망과 영업처를 확보해 놓았다”며 “특히 롯데그룹은 ‘롯데아사히주류’라는 맥주 유통회사를 만들어 일본산 ‘아사히맥주’의 한국 유통과 판매를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영업과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존 맥주 업계 관계자들이 말하는 점유율 1% 확보에 마케팅비만 200억~300억원을 써야 한다는 건 OB나 하이트의 고민이지 롯데그룹에는 고민도 아니다”라며 롯데그룹의 자금 동원력을 들어 “점유율을 올리겠다고 마음먹으면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200억~300억원의 두세 배 이상도 언제든 쓸 수 있는 기업이 롯데”라고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와 제휴사업까지 연결되면 OB와 하이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만큼 롯데의 맥주시장 영향력 확대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 홍보실 윤수한 매니저는 주간조선에 “맥주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맞고, (충북) 충주에 공장부지 계약까지 마치고 생산시설 조성만 앞두고 있다”고 했다. 롯데칠성은 충주에 33만㎡(10만평)에 이르는 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이곳에 10만㎡(약 3만평) 규모의 맥주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최소 연 50만kL를 생산할 수 있다. 윤 매니저는 “2015년부터 공장을 지어 3년 안에 공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했다. 즉 늦어도 2017년에는 롯데그룹이 맥주를 팔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맥주시장 상황과 롯데의 시장 진입 전략에 대해선 말할 게 없다”고 했다.

제주도개발공사를 앞세운 제주도도 적극적이다. 이르면 내년 6월부터 맥주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OB와 하이트 맥주, 두 기존 사업자가 벌이는 시장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여기에 기존 맥주 기업과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한 롯데 등 신규 사업자 사이에서 곧 벌어질 시장 충돌이 한국 맥주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http://goo.gl/crR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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